미래 사회를 그린 공상과학 영화에는 신체 일부를 기계장치와 연결한 사람들이 흔하게 등장한다. 영화에서처럼 기계장치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으려면 몸속 신경세포들의 활동과 기계장치 사이에 신호 전달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뇌-기계 상호작용 또는 뇌-컴퓨터 상호작용이라고 부른다. 뇌-컴퓨터 상호작용 기술은 뇌졸중에 걸린 환자의 재활을 돕거나, 신체를 움직일 수 없는 환자들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해준다. 후자와 관련해선 목 아래가 마비된 미식축구 선수가 뇌-컴퓨터 상호작용 기술을 사용해서 생각으로 타이핑을 하거나, TV를 조절할 수 있게 된 사례가 널리 알려져 있다. 뇌-컴퓨터 상호작용은 사고로 팔이나 다리를 잃은 사람들이 로봇 의수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데도 필요하며, 뇌전증과 같은 신경질환의..
“요즘 ‘인싸’ 사이에서는 이게 제일 ‘핫’하대.”클릭하고 싶게 만드는 단어들로 구성된 문장이다. 이 말을 하며 링크 주소를 던진 사람과 평소 친분이 있었다면 기대감은 가중된다. 그래, 이 사람 추천이면 믿을 만하지. 배꼽 빠질 준비해야겠는걸?그런데 웬걸. 펼쳐진 영상에 배꼽은커녕 안면 근육도 꿈틀하지 않았다. 유명 가요를 표절인 듯 표절 아닌 표절 같은, 두 번 이상 변화구 넣은 패러디로 노래하는 그 영상은 조회수가 무려 400만이 넘었고 즐거워하는 댓글들로 가득했기에, 굳은 얼굴의 나는 순간 지독히… 외로워졌다….고독뿐만 아니다. 인싸와 같은 것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은 일종의 위기감을 자극한다. (훗날 바뀔 수 있겠지만) 현재의 인싸는 뉴미디어에 밝고 유쾌하며 소비도 잘하는 집단이라는 이미지다. 마..
“외로웠다. 돌아보건대, 생은 늘 외로웠다”로 시작하는 한 편의 글을 읽었다. 외롭다는 말에 무심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첫 문장부터 돌부리에 걸린 듯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생을 돌아보아야 할 만큼 나이를 먹은 건 아니라고 여기지만 생을 돌아보기에 좋은 나이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닐 테니 이런 문장 앞에서는 잠시 숨을 고르며 머물러도 괜찮을 듯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내가 쓴 최초의 시도 외로움에 대한 것이었다.그 시를 쓴 건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담임 선생님은 우리 학교에 부임한 지 몇 해 안되었지만 인기가 많은 분이어서 다른 반 동급생들의 부러움을 샀다. 첫인상은 좀 무시무시했다. 키가 크고 비쩍 마른 분이어서 까다로운 성격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절로 고개를 숙..
‘별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 여성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씨를 다시 고소했다. 여성·시민단체들은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서 검찰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달 1심 법원은 ‘별장 동영상’ 속 남성은 김 전 차관이 맞다면서도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성범죄 무죄를 선고했다. 애초 검찰이 제대로 수사했더라면 판결이 달라졌을 수 있다는 얘기다. 피해자와 여성단체 주장대로, 무너진 사법정의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라도 수사과정의 부조리와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700여개 여성단체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여성이 김 전 차관과 윤씨를 특수강간·강간치상 혐의로 경찰에 재고소한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은 입장문을 통해 “윤중천·김학의 때문에 공황장애가 생..
교육부가 사학재단 설립자와 그의 친·인척을 학교법인 개방이사 대상에서 제외해 족벌경영을 차단하는 내용의 ‘사학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설립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의 임원 취임을 막아 재단 운영에 공정성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비리를 저지른 임원은 즉각 퇴출키로 했다. 사학비리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혁신의지를 담은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사학혁신 방안에는 이밖에도 회계 부정 방지를 위한 회계 투명성 제고, 사무직원 공개 채용 등 운영의 공공성 확대, 사립학교 교원의 권리보호 지원 방안 등이 두루 담겼다. 사학혁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학 설립자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비리 임원을 퇴출해 족벌경영을 차단해야 한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이사 정수의 4분의 1을 개방이사로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
12월 맺음달 달력은 동그라미로 가득해. 무슨 약속이 이렇게나 많은지. 하루는 공연을 했다. 호주에서 돌아와 ‘새까만스키’가 되어 등장. 내 시를 죄다 노래한 음반 가 나온 지 한 달도 넘음. 음반은 안 팔리지만, 그래도 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자뻑 중. 청계천변 새로 생긴 ‘전태일기념관’에서 발매공연을 했다. 가수 하림은 우정출연. 친구이자 동생 하림은 나랑 여행도 같이 다녔고, 내 산골 집에도 놀러오고 했었지. 악기 연주력도 그렇고 하림만 한 내공을 지닌 가수가 이 땅에 드물다. 그이 피앙세와 폴란드로 신혼여행 가는 통에 라디오 음악방송에 내가 잠깐 땜빵 출연하기도 했었다. 하림의 노래 ‘출국’, 오랜만에 ‘생라이브’로 들었어. 출국이 많은 방학 때렷다. 나라를 떠나봐야 우리나라 좋은 줄도 알고, 못..
“대단히 죄송합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18일 머리를 숙였다. 닷새 전 삼성에버랜드, 전날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와해’ 공작이 줄줄이 단죄를 받은 뒤다. 삼성의 주력사·지주사가 노사 문제의 재발 방지를 다짐하는 첫 대국민사과문을 낸 것이다. 사과문도 그간 노동 이슈나 판결에 보였던 것과 두 가지가 달랐다.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자성이 등장했고, 1심 뒤에 빠르게 사과한 것도 이례적이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 노조는 안된다.” 고 이병철 창업주의 유지가 80년 넘게 흐르던 삼성에 변곡점이 생길지 눈이 쏠린다.2012년까지 삼성은 지속가능보고서에 ‘노조를 조직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
국민은 알고 싶어 한다. ‘살아 있는 권력’을 향한 검찰의 무자비한 수사와 ‘야권’에 대한 관대한 ‘선택적 수사’의 이유를. 그리고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통령에 대한 ‘충심 발언’의 진의가 뭔지를. 윤 총장에게 인터뷰를 청했다. “전례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과 가깝다는’ 검찰 관계자가 ‘윤 총장의 의중’이라며 몇 가지 질의에 대한 답을 전해왔다. - 충심 발언 왜 나왔나.“윤 총장은 2003년 대선자금 수사 당시 대통령 측근들이 문제가 생기면 (당사자를) 단호하게 쳐내기보다는 서로 보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읍참마속하기는 어렵다. 수사로 도려내는 것이 국가와 대통령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가족에 대한 먼지털기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