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도 ‘텅’ 비었다.” 거리가 그렇고 백화점·재래시장은 썰렁하다. 극장·공연장은 관객보다 빈 좌석이 더 많다. 항공기·고속열차(KTX)의 사정도 다를 바 없다. 식당도 손님은 띄엄띄엄 있을 뿐이다. 길게 늘어선 줄은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와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뿐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요즘 대한민국의 ‘일상’이다.경제의 절반을 떠받쳐온 소비가 얼고 있다. 관광객은 절반으로, 백화점은 20%, 영화관·놀이공원은 60~70%, 식당은 10~20% 각각 매출이 감소했다. 소비 위축은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3%에서 2.1%로 낮췄다. 엊그제 나온 정부 대책 역시 이런 위기 타개에 초점이 맞춰졌다.그런데 한발 더 나아가 “어려운 국민들에..
여권에서도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을 두고 갑론을박이 커지고 있다. 친문 인사들의 창당 선언이 이어지고, 진보성향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가칭 ‘정치개혁연합’은 창당 제안서를 보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이 문제를 논의한 민주당 지도부 회동도 언론에 포착된 터다. 미래한국당이 촉발시킨 ‘비례 위성정당’이 여야를 넘어 4·15 총선의 중대 이슈로 급부상한 것이다. 민주당은 위성정당 창당엔 선 긋고, 시민사회의 자발적 창당은 막기 어렵다는 뜻을 비치고 있다. 공당이라면, 여론과 유불리만 재는 어정쩡한 자세를 버리고 당 대표가 위성정당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때가 됐다.진보 시민사회가 구상하는 비례정당은 다분히 미래한국당을 겨누고 있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자매정당을 자처한 미래한국당이 ..
어느 것도 내 것이 아닌 것 없건만 무엇도 ‘나’는 아니었던 시기, 페미니즘을 만났다. 내 삶을 이해하기 위해, 답답함의 근원을 알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페미니즘의 역사를 만나면서 개인적 성품에 덧입혀진 ‘여성성의 신화’와 ‘행복한 가족 이데올로기’를 직시하게 되었다. ‘생물학이 운명’이라는 정언명령,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는 탄식이 성차별을 정당화하는 방식 중 하나임도 알게 되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놀이로, 만화로, 동화책으로, 드라마와 영화로, 부모님과 교사들의 잔소리로, 동무들의 탄식으로 체현된 주제가 비로소 배반당하는 순간이었다. 죽어가던 나의 자아는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페미니스트들을 만났다. 오랜 과거부터 진행된 그녀들의 질문과 저항의 역사를 접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주말 사이 3000명을 넘어 4000명대로 향하고 있다. 병상 부족이 당장 코앞의 당면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가 중증환자 중심의 치료체계 재구축 방안을 내놨다. 확진자를 중심으로 동선을 꼼꼼히 밝히고 접촉자를 차단하는 기존의 봉쇄정책에서 지역 확산을 막기 위한 정책으로의 전환이다.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해 지역 감염 확산을 막자는 총력전인 만큼 사회 전반의 이해와 협조가 더욱 중요해졌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일 시·도별로 환자의 중증도를 4단계(경증·중등도·중증·최중증)로 분류, 앞으로 입원치료는 중등도 이상 환자부터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등도 이상 환자는 음압격리병실 등으로 옮겨 집중치료를 하게 되고, 경증환자는 국가 운영시설 등 지역별 ‘생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들이 급증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1일 오후 현재 한국발 방문객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검역을 강화하는 등 조치를 내린 국가·지방정부는 모두 81곳이다. 베트남 당국은 전날 한국발 아시아나 여객기의 하노이 공항 착륙을 불허해 비행기를 회항시키더니 1일에는 호찌민 공항 착륙까지 불허했다. 터키도 이날 0시를 기해 한국을 오가는 여객기 운항을 중단시켰다. 미국 국무부는 대구에 대해 ‘여행 금지’를 권고했다. 한국에 호의적인 국가들마저 이런 형편이니 다른 나라는 말할 것도 없다. 한국이 요주의 국가로 부상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당혹스럽다.외국의 입국 제한 및 격리 조치로 한국인들이 겪는 불편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현지에 발이 묶이는가 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