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매출이 100만원 가까이 줄었다. 9평짜리 작은 편의점엔 큰 타격이다. 편의점주 카페에선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하락에 야간영업 중단, 임금 보조, 신선식품 폐기 지원 등 본사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소용이 없다. 야간 알바생 둘의 월급을 빼고 나니 하루 15시간씩 도는 가족들의 시급은 3000원이 채 되지 않는다. 때려치우고 싶지만 프랜차이즈 계약이라 휴업도, 폐업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버티는 것만이 최선이다.이미 코로나19의 여파로 여기저기서 일자리를 잃거나 가게를 휴·폐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회가 서서히 마비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의 물리적 거리 두기는 더욱 치명적이다. 우수한 의료자원과 시민들의 협조 등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한국의 명성은 세계에 널리 퍼지고 있지만, 그 사이로 주목..
얼마 전 서울시가 청계천·을지로 지역 재개발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다. 재정비사업을 재생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한다. 세운재정비촉진사업은 다수 상인들의 고통을 담보로 시행사만 이득을 보는 잘못된 사업이었기 때문에, 공공성을 위해 방향을 전환하는 것은 당연하다. 심지어 오랫동안 일해온 세입자들만이 아니라 우리와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건물주조차도 원하지 않는 사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됐다면 이미 행정 절차가 진행됐더라도 당장 멈추고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지금의 대책은 말 그대로 방향 전환일 뿐이고,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개발사업이 그대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산업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 방안 없이, 철거되는 업체들을 인근의 대체부지로 이주시킨다고 한다. 심지..
예전엔 선거 한번 치르면 어김없이 이가 하나씩 부러졌다. 요즘엔 선거 끝나면 체중이 늘어서 나온다고 한다. 이가 부러지고 살이 찌는 것 모두 스트레스의 결과일 것이다. 선거 실무라는 것이 열악한 업무조건에서 짧은 기간, 자신의 몸 안에 있는 모든 에너지를 싹 비워내야 하는 일이다. 화려하고 멋진 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심지어 선거 실무를 하면 큰돈을 만진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통념이다. 과거 한국 정치의 현실이 반영되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추상적인 통념일 뿐이다. 선거에 대한 일반인들의 통념 말고도 선거전문가들이 가지고 있는 통념도 있다. 통념은 현상이 주는 느낌이 확신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1. 투표율이 낮으면 통합당이 유리하다. 1987년부터 201..
정당명부비례대표제가 처음 도입된 2004년 17대 총선은 한국 정치의 개혁 원년이었다. 10석의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진입했고, 국회 곳곳에는 그동안 듣지 못했던 약자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16년이 지났다. 4·15 총선 후보자 등록 결과 정의당은 비례대표 정당기호 6번을 받았다. 법을 바꿔서 세상을 바꾼다면 단 하나의 방법이 선거법 개정이라고, 그래서 원내교섭단체를 꾸리겠다고 장담했던 정의당의 기대는 산산조각 났다. 어찌 정의당의 비극이기만 하랴. 진보정당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6’이라는 숫자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다.정의당 안팎에선 후보 등록 전후로 심상정 대표 결단설이 흘러나왔다. 대표직 사퇴, 지역구 불출마 선언 등 꽤 구체적인 내용으로 확산됐다. 심 대표 결단이 당을 ..
폐 질환자나, 환자를 수술할 때 인공적으로 호흡을 조절해 폐에 산소를 공급하는 의료장비가 인공호흡기다. 얼굴마스크형에서부터 코마스크형, 마우스피스형, 후드형, 기계형 등 다양하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컴퓨터로 작동하는 기계형은 5만달러나 한다. 인공호흡기가 손 세정제, 마스크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필수품이 됐다. 심각한 코로나19 감염자에게 인공호흡기는 말 그대로 생명선이다. 바이러스가 폐를 집중 공격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자 6명 중 1명은 인공호흡기의 도움이 필요하다. 문제는 인공호흡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 세계가 인공호흡기 확보를 위해 전쟁을 벌이는 이유다. 확진자 최다국인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는 인공호흡기를 확보하기 위해 전시동원 체제에 들어..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악마’ 같은 개인이 저지른 엽기적 행위인가. 이해할 수 없는 특정 세대의 문제인가. 정말 완전히 새로운 범죄인가.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수백만 시민의 서명은 모든 남성들을 잠재적 가해자로 모는 여성들의 과민한 반응인가. 답을 찾기 위해 가까운 시기에 일어난 유사 사건 두개만 살펴보자. 2019년, 여성단체들의 꾸준한 문제제기와 경찰의 수사로 성매매 후기·알선 사이트들의 실체가 일부 드러났다. 경찰이 밝힌바, ‘밤의 전쟁’이라는 사이트는 70만 명의 회원 수에 1일 접속 인원만 10만 명, 200여 개의 성매매업소 광고와 성매매 후기 글 21만 건, 모태가 되는 사이트까지 합하면 회원 수 110만 명가량에 이른다. 운영자들은 2600개가 넘는 성매매업소로부터 매월 30만~70만원을..
정부가 다음달 6일로 정해놓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을 다시 연기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미 3차례나 개학을 연기하면서 쌓인 학습결손과 학사일정 차질, 각 가정의 피로도가 심각해 다시 개학을 미루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학생들의 등교 시 불안감이 커 학교 안팎에선 개학 연기론이 우세하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전국 시·도교육감들의 지난 28일 간담회에서도 대다수 교육감들은 6일 개학에 반대했다고 한다. 정부는 학교별 차등 개학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되 6일 개학을 고집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코로나19 상황은 잦아들 기미가 없다. 신규 확진자는 최근 다시 100명을 넘어섰으며, 해외발 입국자의 확진이 각 지역의 새로운 감염원이 되고 있다. 급기야 정부는 29일..
의정부지검이 지난 27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74)를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부동산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씨에 대한 기소는 늦었지만 당연한 조치다. 검찰도 객관적 사실 앞에 더 이상 기소를 늦출 수 없었을 것이다. 검찰은 향후 공소유지와 여죄수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씨가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법원 또한 법과 사실, 증거에 따른 공정한 재판을 통해 진실을 가려야 한다.최씨는 2013년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수하면서 ㅅ저축은행 잔고증명서를 4차례에 걸쳐 347억원 예치한 것처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땅 매입 과정에서 동업자 안모씨 사위 등의 명의로 계약을 체결, 등기한 혐의도 있다. 임모씨는 이 위조된 잔고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