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362명으로 집계돼 2003년 사스 때의 사망자 수(349명)를 넘어섰다. 확진자는 2만명을 향해 치닫고 있다. 중국 내 사망자가 하루 50명, 확진자가 2000명꼴로 늘면서 전파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양상이다. 보건 전문가들은 향후 10~14일에 신종 코로나 확산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종료 시기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감염 속도도 빨라졌다. 총 감염자 15명 가운데 11명이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4일간에 확진판결을 받았다. 2·3차 감염자가 발생한 데다 ‘무증상 전파’ 가능성마저 엄존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확산 방지책 마련이 절실하다. 우한에서 입국해 격리생활..
선거권 18세 하향에 따른 교내 선거 교육의 방향이 좀처럼 정리되지 않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주에도 “만 18세까지 선거권이 부여된 만큼 선거를 매개로 한 참정권 교육이 무한대로 확대되어야 한다”며 학교 내 모의선거 교육을 허용해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중앙선관위는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방식의 모의선거 수업은 허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일이 70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시간만 보내고 있다. 안타깝고 답답하다. 참정권 교육의 핵심이 모의선거인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선관위와 교육부가 나서 모의선거 실시를 적극 논의하는 게 맞다. 일본과 핀란드도 모의선거를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사전 준비가 절대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회가 18세 투표권을 인정한..
근래 들어 공감이라는 말처럼 크게 성공한 심리학 용어도 없을 것이다. 원래는 그리 흔히 쓰던 말이 아니었다. 조선왕조실록을 찾아보니 여섯 번 등장한다. 한 번은 한명회가 명나라에서 성종의 표문을 올리며 황제의 은덕을 찬양할 때 쓰였다. 나머지는 임금의 성덕에 군신이 같이 감격한다며 쓰였다.혹시 개화 이후 많이 쓰게 된 것일까? 옛 신문을 검색해도 잘 찾아지지 않는다. 그런데 1941년 12월9일 매일신보에 실린 ‘제국을 절대 지지, 독일조야 만강의 공감’ 제하의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독일 국민이 일본 제국을 지지하며 가슴 벅차게 공감한다는 내용이다. 기사 이틀 전, 진주만 공습이 있었다.개인적인 기억을 더듬어보아도 예전에는 공감이란 말을 그다지 흔히 쓰지 않았다. 노래 가사에 감동할 때나 썼던 것 같다..
한 청년의 훈련소 퇴소식에 다녀왔다. 할머니는 손자 먹이겠다고 불고기를 재우고 김치를 새로 담그고 불고기 불판에 가스버너까지 챙겨왔고, 엄마는 자식 좋아하는 잡채며 나물이며 전을 지지고 무치고 볶느라 잠을 설쳤으며, 한 송이에 몇 만원 한다는 포도를 비롯해 온갖 과일에 평소 즐겨 먹던 과자에 라면까지 완벽준비. 여기에 조카를 끔찍이 여기는 고모는 전날 사다 놓은 딸기생크림 케이크가 어쩐지 미진해 보여, 마감을 코앞에 둔 와중에도 자판을 두들기다가 틈틈이 주방으로 가 토마토스튜를 젓고 있으니, 이게 웬 수선이고 난리고 법석이냐 싶기도 했지만, 군대 간 자식 생각하는 마음표현에 먹을거리 말고 다른 게 없었으므로, 논산으로 출발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뭐 더 가지고 갈 만한 게 없을까 자꾸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었..
2019년엔 일가족의 사망이 유독 많았다. 1월 서울 중랑구 모녀의 죽음, 8월 관악구 모자의 아사, 9월 강서구의 부양의무자에 의한 일가족 살해와 자살, 성북구와 인천 일가족의 사망 소식이 있었다. 이들 가족은 빈곤의 수렁에서, 소득 중단이나 부채 위기에 맞닥트렸을 때 죽음으로 내몰렸다. 보건복지부는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 사각지대를 조기 발견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빈곤층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정작 중요한 질문을 외면했다. 왜 한국의 가족은 ‘함께’ 죽는가.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빈곤율은 17%로 38개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다. 노인 빈곤율은 43%로 모든 국가 중 가장 높고, 아동·청소년 빈곤율은 14%로 전체 빈곤율에 비해 다소 낮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
한 사회는 의외로 소리 없이 크게 실패할 때가 있다. 소란스럽지 않아서 혹은 다른 소란 때문에 중요한 실패가 지각되지 않은 채 넘어가는 것이다. 이것이 이 실패를 더욱 큰 실패로 만든다. 실패했는지도 모르는 실패, 아니 그 이전에 어떤 시도가 있었는지도 모르는 실패, 아니 그 이전의 이전에 아무런 관심도 없어서 어떻게 되든 상관도 없었던 실패.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그런 실패들 중 하나다.이 이야기는 한 젊은이의 ‘미안’과 ‘민폐’에서 시작한다. 설요한이라는 20대 중반의 젊은이가 지난해 말에 동료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미안하다, 민폐만 끼쳤다.” 그는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였다. 중증장애인을 동료로서 지원한다는 것은 그도 중증장애인이라는 뜻이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그는 정부가 시범 실시한 ‘중증..
며칠 전 서울 목동에 대규모 재건축이 가능해졌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목동 집값 훈풍”이라는 제목이 달린 기사는 그 소식을 환영하는 지역주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재건축 규모는 84㎡의 주택 5100가구가 추가로 공급되는 수준이다. 그 지역은 7년 전 교통 혼잡과 학급 과밀을 발생시킨다는 주민들의 반대로 ‘행복주택’이 무산되었던 바로 그곳이다. 소유한 사람과 빌려 쓰는 사람은 이 사회에서 ‘동등한 시민’일까? 법 앞에선 누구나 차별 없이 평등하다고 하지만, 현실에서도 그러한가?2013년 행복주택 공청회장에서 자신을 목동 주민이라 밝힌 한 사람은 “청년들이 (행복주택에) 입주해서 내 자식을 때리면 네가 책임질 거냐”라고 소리쳤다. 목동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행복주택의 취지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목동은 ..
1987년 대통령직선제 이후, 22번의 선거가 있었다. 현재 집권당인 민주당의 국민 총득표수 기준 성적은 22전 5승17패. 정치전문가들이 말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실체다. 한 시즌을 책임져야 하는 선발투수의 성적이었다면 다음해, 마운드에 서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 프로야구 선수의 예상성적을 예측하는 시스템도 예전엔 선수의 모든 기록을 사용하다 실패했다. 지금은 예측에 최적화된 기간과 모형을 찾았고, 최근 2~3년의 기록만 사용한다. 따라해봤다. 22번의 선거결과를 놓고, 올해 총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특정 기간을 찾았다. 2012년 총선부터 2018년 지방선거까지 6번의 선거결과가 가장 적합하게 분석됐다. 그 과정에서 올해 총선을 전망하는 데, 몇 가지 특징을 찾았다.첫째, 1987년부터 2..